올해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 중 단연 화제가 된 <톰 오브 핀란드>는 20세기 게이 문화와 역사에 있 어서 막중한 영향을 끼친 실존 인물 투코 락소네의 이야기를 그린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게이로서 락소네의 삶과 예술, 그리고 당시 시대상을 짜임새 있게 보여준다.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제대한 주인공이 강압적이고 폐쇄적인 핀란드 사회에서 그림을 통해 욕망과 죄의식을 풀어내면서 검정 가죽점퍼의 건장하고 섹시한 근육남 캐릭터들을 창조하고,‘ 톰 오브 핀란드’로 널리 알려지기까지,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작품에서 음악은 보는 이의 감정을 증폭시키고 감정이입을 유발한다. 여러 번 반복되는 배경음악은 유려하며, 투코가 평생의 연인 니파의 마음을 훔치는 피크닉 장면과 막 연인이 된 둘을 비출 때 등장하는 감미로운 음악 또한 사랑의 위력을 아름답게 뒷받침한다. 뛰어난 색감과 탄탄한 구성 또한 북유럽을 대표하는 중견 감독 돔 카루코스키의 숙련된 연출력을 증명한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