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업자인 아흐메드는 고객의 계약금을 사촌의 사업 자금으로 빌려주었다가 제때에 돌려받지 못하고, 고객에게 돈을 돌려줄 수도, 건축을 진행할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한다. 결국 사기죄로 붙잡혀 3개월 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시작한다. 이제 아흐메드의 유일한 희망은 사촌 아부 와파가 수입해온 노트북들을 팔아서 보석금을 마련해 가능한 한 빨리 교도소를 나가는 것뿐이다. 불안과 두려움에 휩싸였던 교도소에서의 첫날밤이 가까스로 지나가고, 쉽게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상황은 점점 꼬여만 간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아흐메드는 처음과 달리 교도소 안에서 기이한 안도감을 느낀다. 최소한 끼니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교도소 생활은 밖의 세계에서 그를 늘 짓누르던 근심으로부터 그를 놓여나게 하면서, 아흐메드는 처음으로 자유를 느낀다. 신체의 구속이 오히려 자유로 여겨지는 영화적 상황은 사회적 삶이 그 자체로 자유롭지 않음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영화의 카메라가 교도소라는 억압적 공간을 따스한 푸른 톤으로 포착하는 이유는 이 지점에서 기인한다. (홍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