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에 등장하는 신동헌 작가의 단편 애니메이션만으로도 기념비적 영화로 손꼽히는 작품. 이어령의 소설을 김승옥 작가가 각색하고 이성구 감독이 연출했다. ′장군의 수염′이라는 소설을 쓰던 김철훈이 자신의 셋방에서 연탄가스에 중독된 시체로 발견된다. 박형사는 철훈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철훈을 아는 사람들을 차례로 만난다. 철훈이 쓰던 소설은 나라의 영웅인 장군을 따라 모두가 수염을 기르는 나라에서 수염을 기르지 않아 죄인 취급을 받는 젊은이의 이야기. 철훈의 처지가 그랬을 거라는 암시를 주는 이 소설은 극중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는데 60년대 한국영화에서 달리 볼 수 없는 시도였다. 60년대 한국 모더니즘영화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