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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발자취

영화 정보

라쇼몽 Rashomon

제20회(2015) 특별기획 프로그램

범죄/폭력 · 여성 · 무협  

  • 국가Japan
  • 제작연도1950
  • 러닝타임88min
  • 상영포맷 Film(35mm)
  • 컬러B&W
Program Note
*<아시아 영화 100>에 실린 원고에서 발췌 [……] 이 초월성은 영화 속 여러 면에서 잘 드러난다. 촬영은 전반적으로 추상화 경향을 띤다. 숲 속에서 복잡하게 교차되는 빛과 어둠의 패턴은 세 인물들(산적, 무사, 무사의 아내)를 빨아들여 서로 얽어맨다. 고을 관아의 시각적 엄격성은 정의를 순전한 부재로 바꿔 버린다. 폐허가 된 절의 부러진 선들과 거의 텅 빈 평면은 종말 이후의 세계를 표현한 무대 세트 같은 이미지를 제공한다. <라쇼몽>의 초월적 위치는, 쟁점이 되는 중심 사건들에 대해 숙고하는 여러 인물들의 대사 속에서도, 즉 이 사건들이 우주적이고 보편적인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는 주장에서도 드러난다. 이 중요성은 총체적인 혼란과 재난(구로사와 아키라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 영화는 잠재적으로 우리와 매우 밀접해질 수 있다. 종전 직후 아직 재건되지 않은 일본이 굴욕적인 미군 점령하에 있을 때 제작된 <라쇼몽>은 일종의 충격 상태에서 시작한다. 구로사와는 명백히 이 작품을 당대에 대한 논평으로 본다. 이야기의 중심 상황이 이전의 모든 공포를 압축하고 능가한다고 보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승려는 이렇게 말한다. “나 역시 짐승처럼 비참하게 죽어간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봤소. 그러나 이처럼 무서운 일은 들은 적이 없소. 이렇게 무서운 일은 처음이오.” 이 말은 <라쇼몽>의 중심 이야기, 즉 한 건의 강간과 한 건의 살인에 관한 이야기를 언급하는 것으로는 상당히 강렬해 보인다. 어떻게 그런 하나의 범죄가 (다시 승려의 말을 빌리자면) 이 세상에 내려진 모든 “전란, 지진, 태풍, 화재, 기근, 역병”보다 무섭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아마도 무서운 것은, 도덕성이 완전히 바닥을 치고 인간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여전히 자신의 자아를 그 무엇보다 우선시하고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자기를 보존하려 드는 모습일 터이다. (이야기의 참여자들은 각자 다른 관점에서 이에 대해 들려준다.) 오늘날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이 이런 공포감을 공유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우리 시대와 구로사와 시대의 간극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로사와의 입장은 당시 1950년대에도 시대와 맞지 않았다. (이는 감독이 자서전에서 회상했듯, 그의 동료들조차 <라쇼몽>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에서 알 수 있다.) 또한 구로사와의 이른바 휴머니즘(절대 명사인 도덕성에 대한 그의 사고방식)은 이전에도, 그리고 언제나 유행을 따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라쇼몽>이 여러 세대에 걸쳐 영화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전 세계 영화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은 오해 때문일까, 아니면 (많은 이들이 견지하듯) 어떤 이국적 취향의 충동 때문이었을까? 끊임없이 이 영화는 박제화된 문화재의 범주 안에 갇히기를 거부하면서 그러한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크리스 후지와라)
Director
Director
구로사와 아키라

KUROSAWA Akira

일본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1910년 도쿄에서 태어나 26세에 P.C.L 스튜디오에 입사, 카지로 야마모토 제작팀에서 연출을 배웠다. 이후 패전의 암울하고 절망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그렸다. 양식화된 화면구성, 뛰어난 편집감각, 독창적인 카메라워킹 등 자신만의 스타일로 영화의 기술적 혁신을 주도했다.
Photo
Credit
  • Director KUROSAWA Akira 구로사와 아키라
  • Cast Toshiro Mifune, Masayuki Mori, Machiko Kyo, Takashi Shimura, Minoru Chiaki, Kichijiro Ueda, Noriko Honma, Daisuke Kato
  • Screenplay Akira Kurosawa, Shinobu Hashimoto
  • Cinematography Kazuo Miyagawa
  • Production Design Takashi Matsuyama
  • Music Fumio Hayasa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