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흐르는 강’이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작은 마을. 젊은 여자가 4년간의 형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남편과 재회한다. 부부는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찬 계획을 세우지만, 이웃 농장에 이사 온 프랑스인 가족에게 참사가 발생하면서 그들의 삶도 함께 흔들린다. 아내와 자녀를 잃은 프랑스 남자는 경찰의 미온적 수사에 분노하던 중 살인자에 관한 정보를 알아내 복수를 다짐한다. 이 영화의 남녀 주인공은 부지불식간에 실타래처럼 뒤엉켜버린 난감한 인간관계의 덫에 빠진 후, 그들의 통제를 벗어나는 운명에 맞서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는 상상을 초월한 비극과 꼬인 상황에서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카메라와 함께 지켜본다. 동병상련의 입장에 서게 된 둘은 서로를 의지함으로써 복수, 고통, 분노 등의 감정을 순화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는 않다. 그들의 연대를 과연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영화 끝에서 그들의 삶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다. 상처 입은 인간들의 어두운 초상을 그린 영화로, 고대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처럼 운명에 지배당하는 인물들의 상황이 인상적이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