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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발자취

영화 정보

하녀 The Housemaid

제20회(2015) 특별기획 프로그램

가족 · 도시/도시화 · 범죄/폭력 · 사랑/연애/로맨스 · 사회 비판 · 서스펜스/미스터리 · 무협 · 복수 · 심리 · 역사 · 가족/아동 · LGBTQ+ · 여행/로드무비  

  • 국가Korea
  • 제작연도1960
  • 러닝타임108min
  • 상영포맷 Film(35mm)
  • 컬러B&W
Program Note
마이클 파월의 <피핑 톰>, 앨프리드 히치콕의 <싸이코>와 같은 해에 만들어진 김기영의 <하녀>는 이 두 영화에 버금갈 만큼 음산한 분위기와 신고딕풍의 영상 스타일을 자랑하는 기이한 걸작이다. 서울 변두리 공장에서 일하려고 상경하는 젊은 여성들의 이농 현상이나 신흥 중산계급의 부르주아적 욕망 등 영화의 뿌리는 사회학적 관찰에 놓여 있지만, 이 영화가 거의 광적일 정도로 집중하는 것은 성과 심리, 도덕에 관한 문제다. 대부분을 실내 세트에서 촬영한 영화는 피아노, 쥐약, 페달식 재봉틀, 계단 같은 몇 개의 주요한 모티프를 강조함으로써, 또한 기하학적인 정교함을 십분 발휘해 공간과 경계를 배치한 구조 속에 이들 모티프들을 배치함으로써, 히스테릭한 분위기를 점차 고조시켜 나간다. 1960년대에 새롭게 부상한 중산계급의 대표 주자로 김동식 가족이 선택된 데에는, 시작부터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지점이 있다. 김동식(김진규 분)은 섬유공장 여공들을 상대로 음악을 가르친다. 김동식의 아내는 집에서 재봉 일을 해서 변변찮은 남편의 수입을 보조하는데, 그녀의 꿈은 새로 이층집을 짓는 것이다. 소아마비로 다리를 절어 목발을 짚고 다니는 큰딸을 두고 웬 이층집인가? 이들은 왜 둘째인 아들(어린 안성기가 연기했다.)이 누나에게 몹쓸 말을 하고 괴롭히는데도 도통 나무라지 않는가? 대체 왜 그들은 곧 셋째를 낳으려 하는가? 이는 단순히 ‘가부장적’이라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김동식은 지독히 허약하고 무능력한 남자로, 접근하는 젊은 여자의 유혹에 쉽게 무너질 뿐 아니라 상황이 꼬였을 때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라곤 전혀 없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집안은 하녀를 고용하면서부터 붕괴되기 시작한다. 이은심이 탁월하게 연기한 하녀는 순진해 보이지만 조종에 능하고, 섹스와 죽음, 담배에 탐닉하는 자기중심적인 여자다. <하녀>는 간통과 얼떨결에 저지른 살인, 격렬한 질투, 계급적 분노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의 주요한 사건들은 모두 저주받은 계단 위 혹은 그 주변에서 일어난다. 결말 부분에서 김진규는 캐릭터에서 빠져나와,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모두 신문에 나온 기사이며 관객 여러분은 그러지 말라며 윙크와 함께 경고한다. 그러나 <하녀>의 나선형 플롯이 미장센과 맞물려 만들어 낸 드라마는 관객을 진정한 착란 상태로 이끈다. 파스빈더의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을 예견하고 예고하는 작품이다. (토니 레인즈)
Director
Director
김기영

KIM Ki-Young

1922년 서울 출생. 1955년 <주검의 상자>로 데뷔한 뒤, <하녀>(1960), <화녀>(1971), <충녀>(1972) 등 30여 편의 작품을 연출했다.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회고전을 통해 그의 독특한 작품세계가 재조명되었다. 2010년 <하녀>가 디지털 복원되었고, 임상수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되면서 또다시 관심을 끌었다.
Photo
Credit
  • Director KIM Ki-Young 김기영
  • Cast Eun-Shim Lee, Jeung-Nyeo Joo, Jin-Kyu Kim
  • Screenplay Ki-Young Kim
  • Cinematography Duk-Jin Kim
  • World Sales Korean Film 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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