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원주민, 그리고 앵글로켈틱계 위주의 백인 거주지가 자신들이 꿈꾸었던 그 어떤 것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둔 1960년대 걸그룹의 동화 같은 이야기에서 흥미롭게 교차한다. 할리우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일랜드계 배우 크리스 오다우드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와 거침없는 호주 원주민계 여배우 데보라 메일맨 (<토끼 울타리>)의 절묘한 캐스팅이 돋보인다. 이 커플은 “I heard it through the grapevine”, “I’ll take you there” 같은 고전적인 흑인음악의 전염성 강한 리듬이 흥을 돋운 영화에 로맨틱한 매력을 한층 더해준다. 호주 오지에서 전쟁으로 피폐해진 베트남으로 여정을 떠나는 주인공들처럼 <사파이어>는 완고함과 느긋함이라는 호주인 특유의 기질을 시종일관 유지한다. 그 덕분에 호주 국내 박스 오피스에서 성공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칸영화제와 텔룰라이드영화제에서도 인기를 모았다. (러셀 에드워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