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하지만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든 여성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 마닐라의 시장 골목에서 불법 DVD 를 판매하며 살아가는 리제트는 단속이 심해지고 빈둥거리며 살아가는 무기력한 기둥서방 대니 때문에 뭔가 새로운 삶의 돌파구가 필요하다. 그녀는 돈을 모아 두바이로 건너가서 일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아랍의 부자에게 돈을 받고 신장을 이식해 준다. 하지만, 모든 수속이 다 끝난 다음 리제트는 자신이 임신하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불법 낙태수술을 결심하게 되는데… 감독 마크 메일리는 리제트가 신장이식을 위해 허위로 결혼식을 올리고, 수술을 진행하는 모든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그래서 마크 메일리가 그리는 리제트의 현실은 냉혹하다. 그럼에도, 리제트는 자신의 운명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인다. 어머니의 묘지를 찾는 리제트의 모습에서 시작하여 두 개의 목숨(리제트의 뱃 속에 있는 아기와 대니의 목숨)이 사라지는 마지막 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