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위해 돈이 필요한 소년은 마을의 장의사 노인에게 돈을 빌린다. 소년은 대가로 노인에게 옆집 소녀의 목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년과 노인의 단순한 욕망은 마을 전체에 비극을 불러온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촬영과 비극적인 서사, 사실적 묘사와 몽환적 묘사가 혼재하는 <아름다운 실수>는 영화에 대한 슬픈 연가이다. 영화는 ‘보기’에 대한 다양한 기호로 가득 차 있다. 모택동이 그려진 색유리, 옆집 소녀가 소년에게 선물한 만화경, 벽에 난 구멍을 통해 보는 훔쳐보기 그리고 글자 그대로 영화보기에 이르기까지 보는 것에 대한 욕망이 영화 전체를 수놓는다. 여기에 아름다운 일란성 쌍둥이 자매가 등장하며 완벽한 영화적 환영이 완성된다. 그러나 영화 속 보기의 행위는 지독한 비극을 동반한다. 하나의 영혼을 두 개의 몸으로 나누어 가진 아름다운 쌍둥이 자매의 운명이 ‘아름다운 실수’인 것처럼 본다는 행위 자체, 혹은 영화 자체가 ‘아름다운 실수’는 아닐까 반문하게 한다. (조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