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유명한 단편 [몽고반점]을 영화로 옮겼다. 화가인 주인공은 고기를 거부하는 처제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다. 화가는 그녀의 몸에 그림을 그리고, 그녀를 취하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단편소설의 각색인 동시에 화가로 대변되는 주인공의 미술적 행위가 어우러지는 [채식주의자]는 예술과 욕망을 아우르는 작품이다. 이러한 스타일이야말로 임우성 감독의 기본적인 세계를 이룬다. 임우성 감독은 한강의 원작을 각색한 또 다른 영화 [흉터]를 작업 중에 있다. 그는 인물들 사이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통해 금기의 위반과 알 수 없는 인간 욕망의 한계를 그려내고 있다. 무엇보다 캐릭터에 부여되는 심리적 깊이는 앞으로 전개될 그의 행보를 기대하도록 만든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