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와 얽힌 세 여인의 이야기. 쿠티 스란크는 세 여인과 인연을 맺고 있다. 하지만, 그녀들이 증언하는 쿠티 스란크의 실체는 각기 다르면서도 절대적인 믿음을 주는 인물이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쿠티 스란크의 운명을 가로지르는 것은 ‘피’이다. 그는 본의 아니게 여러 죽음과 얽힌다. 그가 도움을 주는 첫 번째 여인 레밤마(Revamma)는 잔혹한 아버지로부터 벗어나려 한다. 피와 관련된 그녀의 트라우마를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인 프라산나(Prasanna) 스님을 잃은 뒤 쿠티 스란크는 레밤마가 의지하는 존재가 된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는 전통 공연의 주연을 맡은 펨마나(Pemmana)는 함께 공연을 하게 된 쿠티 스란크를 사랑하게 된다. 뱀에 물려 사경을 헤매는 쿠티 스란크를 살려준 벙어리 여인 칼리(Kali) 도 그와 사랑에 빠진다. 세 여인은 공통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무시당하거나, 주변으로부터 배척당한다. 그들을 둘러 싸고 있는 일부 종교도 그러한 편견과 억압에 가담한다. 쿠티 스란크는 신분과 종교를 떠나 그녀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함으로써 믿음을 획득한다. 때문에 [쿠티 스란크]는 종교와 신분을 초월하는 ‘신뢰’를 이야기하는 특이한 주제의 영화이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