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말리의 밤. 전통 악기 코라의 연주 속에 ‘팡당팡가(가난한 자들의 힘)’의 전설이 시작된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알비노(백색증 환자) 한 명이 목 없는 시체로 발견되자, 같은 알비노이자 소외된 이들로 구성된 극단을 이끄는 파파가 경찰에 신고한다. 사건을 맡게 된 두수와 함께 수사에 착수하지만 난관에 처하면서 ‘전통’의 힘을 빌어 목이 있는 곳을 찾아가게 된다. 미신에 근거하여 야만적인 만행을 저지르는 아프리카 정계의 현실을 ‘이야기’의 형식을 빌어 꼬집는 영화. 현대와 전통이 힘을 합쳐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 속에는 둘을 융화시켜 아프리카의 어두운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감독의 의지가 엿보인다. “가난한 자들의 힘은 그들의 생명력에 있다”는 대사는 힘없고 소외된 자들에게 그들만의 잠재성을 부여한 하늘의 공평성을 일깨워준다. 어렵게 세상에 나온 말리 영화를 만나 볼 수 있는 기회.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