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지대 근처에 한 여자가 있다. 여자를 발견한 남자는 여관으로 데려와 그녀를 씻기고 먹인다.남자는 외국인 노동자를 상대로 여자에게 매춘을 시킨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 앞에 새로운 인물이 나타난다. 중국집 배달 일을 하는 여자는 그녀에게 매혹을 느끼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 간다.하지만 두 여자의 관계는 오래가지 못한다. 여자는 다시 남자에게 돌아온다. 김곡은 오랫동안 쌍둥이 형제인 김선과 함께‘곡사’라는 이름으로 여러 편의 장편과 단편 영화를 만들어 왔다.<고갈>은 마르크스를 비롯한 여러 철학자들의 이성을 빌어 역사성의 이미지와 착취의 알레고리를 잡아내었던 전작들과 맥락을 같이 한다. 남자와 여자 사이의 단절될 수 밖에 없는 관계,하지만 지독하게 이어져 있는 착취와 권력의 양상들 그리고 상처와 애정에 관한 우화들이 일관되고,지루하고, 지독하게 펼쳐진다. 공장 지대의 폐허를 중심으로,폐허와 같은 삶을 다루는 불모의 이미지가 가득하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