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적인 표현과 주제로 신세대 일본문학을 이끄는 젊은 소설가 카네하라 히토미와 일본을 대표하는 연극연출가인 니나가와 유키오가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화제가 된 영화다. 신체의 변형과 문신, 가학과 피학이 오가는 섹스로 가득한 원작은 그 강렬한 외피 못지않게 현대일본을 방황하는 젊은 여성의 심리를 그려낸 작품으로 평가가 높다. 영화로 이식된 <뱀에게 피어싱>은 원작이 가진 강렬함과 개성적인 인물을 시각적으로 재현하면서 여주인공의 심리를 뚜렷하게 부각시킨다. 고통만이 유일하게 살아있다는 감각으로 다가오는 루이는 클럽에서 혀를 뱀처럼 만든 청년 아마와 만나고, 아마는 그녀에게 문신과 피어싱을 하는 시바를 소개한다. 그들의 강렬함에 매혹된 루이는 두 사람을 오가며 섹스를 나누지만 사소한 일로 살인을 한 아마로 인해 관계의 변화가 찾아온다. 감독 니나가와는 자극적인 소재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삭막한 도시에서 인간적인 것을 찾아가는 젊은 여성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쉽지 않은 인물을 연기한 세 배우의 연기도 평가 받을 부분이다. -권용민(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