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여성 장애인 김진옥씨의 결혼이야기]를 통해 장애인 여성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했던 감독은 이제 학부형이 된 진옥 언니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딸 서경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본인은 경험하지 못한 학교 생활을 하는 딸아이를 보면서 약간의 부러움과 교육에 대한 걱정들이 부부싸움이나 여러 가지 갈등의 요소들로 나타나게 된다. 엄마들이 흔히 갖게 되는 ‘나’라는 존재에 대한 의구심처럼, 진옥 언니도 자신의 일을 다시 찾고자 노력한다.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고픈 욕망들이 현실의 벽을 조금씩 허물어내며 앞으로 나아간다. 장애를 가진 엄마와 엄마를 대신하는 아빠,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딸. 이 가족 구성원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서 때론 위태롭지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처럼 보고 있는 우리를 발견하게 된다. 오랜 시간 이 가족과 함께 한 감독의 친밀함일지도 모르겠다. (홍효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