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던 중년의 친구들은 길가에 있는 커다란 바위를 발견한다. 처음에는 재미 삼아 바위를 무심히 밀어보지만 바위가 꼼짝도 하지 않자 바위를 움직일 방법을 찾기 위해 점차 골몰하게 된다. 지나가는 노인의 당나귀를 사서 바위를 끌어보고, 지렛대를 만들어보고, 자동차로 끌어보기도 하지만 바위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각자 바위가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시도해보지만 여전히 소용이 없다. 결국 사람들은 하나 둘 흩어지고, 날이 어두워지자 차 안에서 몸을 녹이며 커피를 마시던 사람들은 바위가 쓰러지는 소리를 듣는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소재를 제공한 이 영화는 노동의 본질과 그 가치에 대한 알레고리를 내포하고 있다. 바위가 그대로 놓여있든 넘어지든 그들의 삶에 어떤 본질적인 영향도 미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설정한 그들은 맹목적으로 노동이라는 행위 자체에 매달려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결과물은 노력의 양에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니며, 목표 달성의 성취감이라는 것도 일시적인 자기 만족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옥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