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문은 소년원에서 만난 민재와 한 폭력조직에 몸을 담고 운명을 함께해 왔지만, 둘은 엉뚱한 사람을 죽이고, 민재는 대식에 의해 살해당한다. 재문은 대식에게 복수하기 위해 조직의 막내 치국을 데리고 대식의 고향 벌교로 간다. 대식이 오기를 기다리던 재문은 허름한 식당을 하는 대식의 엄마를 만나고, 대식의 엄마는 재문을 따뜻하게 대한다. 재문은 대식의 엄마에게 친근감을 느낀다. 조폭 액션으로 시작해서 가족 멜로드라마로 끝맺는 드문 영화. 황량한 겨울 들판을 무대로 생의 막다른 골목에 이른 깡패의 황폐한 내면이 서정적으로 묘사된다. 이정범은 신인답지 않은 능숙한 솜씨로 낯선 인물들의 예기치 못한 감정 교류를 정감 있게 빚어내고 있다. 설경구는 오랜만에 선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조한선은 연기자로의 잠재력을 비로소 발휘한다. 대식 엄마로 분한 나문희의 연기가 누구보다 탁월하다(허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