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인 남편과 행복하게 살고 있는 베이자. 그러나 그녀의 평온한 삶은 이스탄불 주위에서 잘려진 다리만 발견되는 이상한 연쇄살인이 벌어지면서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베이자는 자신에게 살인에 연루된 다중인격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하게 되고, 남편이 경찰수사에 협조하게 되자 그녀의 괴로움은 더 커진다. 집요한 경찰의 추적으로 사건의 범인은 점점 베이자로 좁혀지지만 내면에 있는 다중인격 간의 충돌은 충격적인 결말로 향해간다. 이미 터키에서는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인정받는 무스타파 알티오클라르 감독의 <깨어진 영혼>은 어느 정도 예고된 반전 등 전형적인 스릴러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스릴러와 다른 점은 누가 범인인지보다는 각 캐릭터들의 운명에 초점이 맞추어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 작품에서 캐릭터들의 역할은 스토리만큼이나 관객들을 몰입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특히 베이자로 4개의 다른 다중인격을 연기하는 데메트 에브가르가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신인 배우라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박도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