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로테르담영화제 타이거어워드 일리야 크르자노프스키의 논쟁적인 데뷔작에서는 인간의 모순적이고도 위선적인 천성이 잘 드러난다. 영화는 두 개의 각기 다른 공간에서 벌어지는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어쩌면 두 공간은 걸보기만 다를 뿐 실제로는 그리 다르지 않은 곳일지도 모른다. 모스크바에 있는 어느 바. 낯선 남녀 세 명이 그곳에서 만난다한 남자는 대통령의 개인 비서또 한 남자는 비밀스런 복제 실험을 진행중인 과학자, 광고일을 하는 한 여자가 바로 그들. 적어도 본인들의 입을 빌자면 그렇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두 남자 다 평범한 직장인이고, 여자는 콜걸이다. 바로 그때멀리 떨어진 한 외딴 마을에서는 바에서 본 여자의 친구인 듯한 다른 창녀가 죽고 그녀의 장례식이 치러지려 한다. 퇴락한 거리를 돌아다니는 네 마리 개의 쇼트로 시작한 오프닝은 마치 벨라 타르의 영화를 연상시킨다. 감독은 사운드와 시각적 패턴 을 이용해 현재 러시아에서의 아이덴티티 문제를 보여주는 동시에 영화 속 전혀 다른 두 공간이 실은 그렇지 않으며, 다시 말하면 서로를 비추는 거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급진적 작가인 블라디미르 소로킨의 원작을 바탕으로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