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인 금자는 유괴 및 살해의 죄를 짓고 스무 살에 감옥에 간다. 특출한 외모 때문에 구속 당시 언론의 조명을 받은 금자는 13년 동안 모범적인 죄수로 생활하면서 동료 죄수들을 성심껏 도와줌으로써 친절한 금자씨라는 별명을 얻는다. 금자는 출소한 뒤, 치밀한 복수 계획을 펼쳐나간다. 금자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운 백선생이 복수의 대상이다. 금자는 유괴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을 모아 백선생에 대한 응징을 시도한다. 냉소와 열정, 슬픔과 분노, 유머와 폭력이 꼬리를 물고 진행되며, 현란한 색채를 자랑하는 세트와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가 강한 인상을 남기는 박찬욱의 신작. 전작 <올드 보이>의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와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만들어내는 속도감 대신 <친절한 금자씨>는 상대적으로 느린 이야기의 완만한 굴곡 위에, 이질적인 요소들의 충돌이 빚어내는 기묘한 감정적 톤의 연쇄가 두드러진다. 이를 통해 관객은 동일시와 소외를 번갈아 경험하게 된다. <복수는 나의 것><올드 보이>와 함께 박찬욱 스스로 명명한 ‘복수 3부작’의 완결판. 허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