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칸영화제 경쟁부문 아코는 아내와 아들 그리고 병든 장인을 모시고 사는 쿠르드인이다. 그는 안팔 작전과 사담 후세인 정권을 피해 외국으로 가려고 하지만 결국 그 일을 이루기 전에 군대에 차출되고 만다. 자신이 쿠르드인이라는 이유로 가해지는 동료 병사들의 끊임없는 학대로 고통 받던 아코는 하루빨리 군대에서 벗어나기만을 바라며 계획을 세운다. 궁리 끝에 그는 죽은 병사의 시체를 이라크에서 쿠르디스탄까지 옮기는 임무를 떠맡게 된다. 감독인 하이너 살렘은 열일곱 살 때 쿠르디스탄을 떠난 이후 줄곧 쿠르드인들의 권익을 위해 힘써온 것으로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이탈리아로 망명한 후 처음으로 그 는 <킬로미터 제로>를 찍기 위해 조국으로 돌아왔다. 영화에는 사담 후세인과 쿠르드인의 집단 학살이 자주 등장하지만,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전쟁과 억압을 절망이 아니라 희망적인 비전 속에 새롭게 그리고 있다. "<킬로미터 제로>는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은 영화가 아닙니다. 이 세상에 살면서 제가 목격한 이야기를 할 뿐입니다" 라는 게 감독의 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