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비포 나잇 폴스>는 쿠바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레이날도 아레나스의 일생과 그의 작품세계를 풍부한 상상력으로 그려 낸다. 영화는 시골에서의 어린 시절부터 혁명, 저작활동과 동성애자라는 자신의 성 정체성 때문에 당하는 카스트로 정권하에서의 고난, 마리엘 보트를 타고 떠난 1980년의 망명과 그 후 미국에서의 가난했던 삶과 죽음 등 아레나스의 일생 전반을 다룬다. 가난과 검열, 고난, 망명, 죽음에 저항해 끊임없이 예술과 정치, 성에 대한 자유를 추구했던 한 남자의 초상인 <비포 나잇 폴스>는 레이날도 아레나스의 작품처럼 상상력에 기초한 허구의 세계를 사실주의 방식과 결합시키는 동시에, 경험을 구속되지 않은 표현력으로 승화시킨 아레나스의 작품세계를 엿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