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룻 챈의 ′홍콩 반환 3부작′의 마지막 작품. 이번에는 9살 난 평범한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전환기의 홍콩의 자화상이다. 하지만 전작들과는 달리 암흑세계가 이야기의 주무대가 아니라 소시민들이 힘겹게 살아가는 일상적 세계가 무대이다. 리틀 청은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와 가끔 배달일을 나간다. 그리고 접시를 닦아 생계를 돕는 같은 또래의 판을 만나 친해진다. 그러나 어린 소년에 불과한 리틀 청은 홍콩이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학교에서 만다린을 배우고 중국식 경례법을 배우는 것이 그저 전과 다름없는 수업의 일부분이라고만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리틀 청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판, 할머니, 필리핀 가정부)을 통하여 조금씩 성장해 간다. 그리고 프룻 챈은 리틀 청의 성장과정을 전환기의 홍콩의 모습의 한 부분으로 담아 내고 있다. 중국 본토로부터의 불법이민은 여전히 홍콩의 사회문제이며, 매춘과 암흑세계 또한 평범한 소시민의 삶과 함께 존재한다. 리틀 청은 그러한 환경의 한가운데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리틀 청>은 이처럼 한 소년의 성장기를 통해 전환기의 홍콩의 모습을 충실히 담아내고 있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