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한 감독 콩데 제투렁라스미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린 어른이 되는 소녀들의 잔잔하지만 힘 있는 성장기 <우리가 있는 곳>을, 동남아 최고의 아이돌 그룹 BNK48을 캐스팅해서 완성했다. 수(제니스 오프라셋)는 한적한 교외에서 아빠가 경영하는 오래된 돼지고기 국숫집 일을 돕고 있다. 비록 외국 여행은 커녕 비행기도 타본 적이 없지만, 가족 몰래 장학금을 얻어서 핀란드로 유학을 가려고 한다. 당장 거창한 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로든 벗어나면 꿈을 찾을 기회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수는 친구들과 함께 준비사항을 점검하고, 환전을 하고, 짐을 싸면서 마지막 일주일을 함께 보낸다.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사실을 알게 된 아빠는 딸의 앞날을 걱정한다. 다시는 고향에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유학길에 오르는 그녀는 그동안 쌓아왔던 우정과 사랑, 그리고 가족과의 관계를 살펴보며 때로는 다투고, 때로는 화해하고 포용하며 삶의 주인공으로서의 스스로를 만들어간다. (박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