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동북부 탄광촌의 위태로운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대부분이 이민자인 이 지역 광부들은 매일 목숨을 걸고 탄광촌에 들어간다.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광부들은 작은 토치와 곡괭이 하나를 들고 탄을 긁어 올린다. 모두 이곳을 벗어난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영화는 그 중 수라지라는 10살 소년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그가 처한 환경과 조건을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알코올중독인 아버지와 함께 사는 수라지는 탄광에서 일을 해 돈을 모아 학교에 갈 계획을 세우지만, 가족들이 고향인 네팔에 돌아가기로 결정하면서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는다. 영화는 화려한 수사나 극적 꾸밈없이, 담담하게 설명하는 내레이션, 공감 어린 인터뷰, 소박한 인물 정지 사진을 사용해, 끝도 없이 들이 닥치는 역경을 헤쳐 나가는 이 작은 소년을 조용히 응원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다른 청년과 중년 광부들은 그의 미래일 수 있다. 그러나 오늘도 심연에 들어간 수라지는 심연에 잡아 먹히지 않으려 발버둥을 친다. (조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