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이름 없는 한 나라. 이상주의자인 변호사 엠마는 수많은 인명을 살해한 전범자를 변호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과거 소년병이었다고 하는 반군 지휘관은 제정신이 아닌 듯하고, 엠마는 그의 감방을 오가며 재판을 준비하는 동안 그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 간다. 사형이 확실시되는 의뢰인의 변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심한 그녀에게 엄청난 비밀이 기다리고 있다. 오랜만에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화제작 <태풍의 눈>은, 감독 세쿠 트라오레에 따르면, “아프리카를 포함한 전 세계의 소년병 문제와 정의”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실제로 아프리카의 첨예한 사안인 소년병과 부패, 두 문제를 엮은 치밀한 시나리오가 돋보인다. 오늘날 15만 명에 달한다는 소년병들은 대부분 아프리카에 집중되어 있는데, 아프리카 정부들은 그에 대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감독은 영화 속 반군 지휘자의 개인사를 통해 그런 소년병들의 비극적인 현실을 실감 나게 그리는 동시에 아프리카에 만면한 부패를 충격적인 반전으로 처리한다. 아프리카의 문제적 현황을 사실주의적으로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올해 페스파코 영화제에서 다수 상을 받았으며, 반군 지휘자의 감방 장면들은 부르키나파소에 실재하는 감옥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