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가져다 준 용서와 화해의 기회에 관한 영화. 딸과 아버지, 그리고 두 커플의 애증의 이야기가 하나로 이어지는 이야기구조를 지닌다. 어린 시절 자신을 버렸던 아버지를 원망하며 살던 중년의 여인 온은 치매환자로 돌아온 아버지를 보며 갈등한다. 시력을 잃은 남편을 떠나 보내고 방황하는 커리어 우먼 누안, 고교시절 갓 나은 아이를 입양 보내고 헤어져야 했던 젊은 커플 노이네와 토드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감독은 세 이야기를 적절하게 안배하고 하나의 지점에서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매끄럽게 전개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우연’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이 영화의 주제이기는 하나, ‘우연’이 지나치게 ‘작위적’이지 않으면서 용서와 화해의 주제를관객에게 전달하는 이야기구조가 매우 중요하단 점에서 감독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사족 하나. 온 역은 태국의 우볼라타나 공주가 맡았다. 우볼라타나 공주는 이미 여러 편의 영화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