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콘돔에 구멍을 뚫고 약사는 피임약을 비타민으로 바꿔치기 한다. 원치 않는 아기들이 태어나자 신부는 억지 혼례를 밀어붙이고, 예기치 못한 결과를 불러온다. 경쾌한 리듬의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아기들로 둘러싸인 남자를 보여주는 첫 시퀀스는 이 영화가 코미디임을 대번에 선언하는 효율성이 있다. 코미디는 가장 비판적인 장르 중 하나다. 주제음악이 반복되는 가운데 오늘날 가톨릭의 이슈화되는 면면과 크로아티아의 인종주의를 희화화하는 이 영화는 이런 코미디의 강점을 모범적으로 보여준다. 배꼽 잡게 만들면서도 인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진지함이 살아있고, 밤 장면들의 뛰어난 촬영으로 눈 또한 즐겁게 해주니 금상첨화다. 크로아티아 중견 감독 빈코 브레잔이 카를로비바리영화제에서 선보인 이 신작은 성적 농담으로 잘 알려진 발칸식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