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다르 자말리는 이란에서 35년간 서부영화를 만들어 왔다.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도 아니고, 제작사는커녕 후원자도 없이 서부영화를 만들어 동네사람들과 함께 보는 것이 전부다. 생업을 유지하면서 영화 만들기에, 그것도 서부영화 만들기에 열정을 쏟아붓는 이 특별한 감독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자말리 감독은 늘 자신을 “내 이름은 네가다르 자말리이고, 난 서부영화를 만듭니다”라고 소개한다. 그의 소개말은 존 포드가 할리우드가 공산당 색출에 나섰던 시기, 감독조합에서 했던 유명한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영화 감독을 향한 정치적 억압에 대한 저항이었던 이 발언은 서부영화를 통해 순수한 영화적 열정을 펼치는 자말리 감독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사회적인 편견, 가족과의 갈등, 생계유지를 위한 어려움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고스란히 안고 있지만 영화 만들기를 멈출 수 없는 순수한 열정이 살아 숨쉬는 작품이다. (조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