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 10년 전 안나는 전남편으로부터 HIV에 감염된다. 그리고 병원에서 만난 팜과 결혼한다. 오늘 ? 아침 시장에서 달걀을 팔아 생계를 유지한다. 낮 동안엔 팜과 함께 마을의 HIV 감염 고아들을 돌본다. 그러다 병이 악화되어 투병을 시작한다. 내일 ? 병이 회복되고 있는 안나, 그 사이 성큼 자란 10대의 딸에게 엄마로서 해야할 일들이 있다. 안나는 최선을 다해 딸의 엄마, 남편의 아내, 가정의 구성원, HIV 활동가로 그녀의 길을 찾아간다. 영화는 HIV 감염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는 연민이나 슬픔 혹은 분노와 같은 그 어떤 시선도 담지 않고, 담담하고 따뜻하게 안나와 그 가족의 평범한 일상을 비춘다. 그녀의 일상을 따라가다보면 HIV 감염자로서의 안나가 아니라 세상 다른 여자들과 다르지 않은 한 여인의 삶을 대면하게 된다. 그 일상성이 오히려 HIV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무색하게 만들어버린다. 안나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여느 여인처럼 아내로, 어머니로, 이웃으로 살아갈 것이다. (이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