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의 보컬을 꿈꿨으나 지금은 우편 배달부로 살아가는 아가. 짜증스럽고 무료한 그의 일상에 두 가지 사건이 날아든다. 하나는 일본 슈퍼 스타의 콘서트에 바람잡이 밴드 연주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에서 온 주소 불명의 러브레터이다. 영화는 마치 7인의 사무라이를 구성하는 마냥 밴드 구성원을 찾아가는 과정과 60년 전에 쓰인 러브레터의 내용을 병치하면서 인물들의 잃어버렸던 희망, 꿈, 사랑을 찾아가고 있다. 산만한 듯 펼쳐보이는 알트만 식의 인물 묘사와 조각난 에피소드를 하나로 묶어내는 스타일은 웨이 감독의 강점이다. 때문에 영화는 단선적인 의미보다는 다층적인 의미를 창출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뛰어난 색감과 무대 안팎으로 펼쳐지는 음악과 가사는 영화의 또 다른 묘미이다. -이승민(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