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 반 산트는 다시 한 번 비전문 배우들을 주요 배역에 기용, 정치적 색채가 강했던 [엘리펀트]의 불평 불만에 빠진 젊은이들의 세계로 다시 돌아와, 초기작인 [드럭스토어 카우보이]의 편안한 매력을 담아 영화를 만들어냈다.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 인물은 십 대 스케이트 보더인 알렉스. 사고로 경비원을 죽음에 이르게 한 후 그의 세계는 갑자기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진다. 절친한 친구나 여자친구로부터도 거리감을 느끼고 부모에게 의지할 수도 없는 알렉스는 시련 속에 철저히 혼자가 된다. [파라노이드 파크]는 의식의 흐름에 따른 산문을 영화로 옮긴 버전으로, 왕가위의 동료인 크리스토퍼 도일의 유려하고 인상주의적인 촬영이 돋보인다. 최근 몇 년 간 고등학교를 무대로 한 영화를 만들어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던 구스 반 산트는 이번 작품에서도 고등학교라는 세계에 대한 심리적 고찰을 성찰적이고 분절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