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문화와 사회에 대한 치밀한 관찰을 보여주는 메흐르지는 [산투리]에서 마약에 중독된 젊은 음악가 알리(Ali)의 모습을 통해 삶의 의미와 자기 구원의 방법에 대해 질문한다. 이란의 전통 악기 산투리의 연주자이자 가수인 알리는 인기와 명성을 동시에 누리고 있었지만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급속도로 피폐해진다. 감독은 이란의 음악가 중에 흡연이나 음주, 마약 중 어느 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냐고 영화에서 직접 인물의 입을 빌려 질문하면서, 이것은 개인의 타락이 아니라 사회의 잘못이라고 역설한다. 노숙자 처지가 된 알리의 절망적이고 비참한 모습을 시간을 들여 집요하게 묘사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아내마저 떠나고 거리를 전전하던 알리는 재활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산투리의 연주 방법을 가르치기 시작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구원할 방법을 찾는다. 사람들의 마약중독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묻는 내용 때문에 [산투리]는 이란에서 상영금지 처분을 받았다. (옥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