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SF소설 <게놈 해저드>를 <야수>의 김성수 감독이 니시지마 히데토시 주연의 영화로 만들었다. 집에서 아내의 시신을 목격한 남자는 뒤이어 아내의 전화를 받고 당황한다. 죽은 아내와 살아있는 아내. 남자는 자신의 기억을 믿을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주인공을 그린 <무명인>은 한국과 일본의 공동제작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남자는 자신을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는 일본인이라 믿었는데 아내가 살해된 사건이 있고난 다음부터 기억이 헝클어진다. 자신에 대해 역추적을 하면서 자신이 일본인 이시가미 다케토가 아니라 한국인 오진우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그의 뒤를 쫓고 마침내 자신이 제약회사의 신약 개발과 연루되어 있음을 깨닫는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주인공이 스스로 탐정이 되어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는 이야기로 액션 보다 미스터리에 비중을 둔 영화다. 영화는 그 과정에서 같은 인물인 한국인 오진우와 일본인 이시가미 다케토를 사랑한 두 여자를 그린다. 완전히 다른 두 남자로 살았던 주인공의 사랑은 결국 비극으로 끝나버린다. (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