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을 떠나 알마티에 살고 있는 라우안은 고급아파트 입구 차량차단기를 열어주는 야간경비로 일한다. 그는 복서가 되고 싶지만, 생활고로 인해 낮에는 닥치는 대로 막일을 하고 야간에는 술집 바운서로 일한다. 열심히 일해도 밀린 월세를 낼 여유조차 없던 그는, 어느 날 사소한 문제에 연루되어 술집 바운서 일도 그만두게 된다. 라우안이 지키는 차량차단기를 고급 차를 타고 지나다니는 아이다르는 정유회사 사장의 아들이자 유학을 준비하는 대학생이다. 외국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필요한 학점을 받아야 하는 아이다르는 기한 내에 여러 편의 과제물을 제출해야 하고, 결국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같은 도시에서 살지만, 전혀 다른 세계에 속해있던 두 사람. 그러나 각자 절박한 상황에 처한 두 사람은 차량차단기를 마주한 채 운명처럼 엇갈리게 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는다. 몇 편의 상업영화를 만든 자술란 포샤노프 감독은 이 영화를 자신의 진정한 첫 번째 영화라고 말한다. 앞으로 예술영화 또는 작가영화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이 감독은 아딜칸 에르자노프가 주도하는 ‘새로운 카작 영화를 위한 선언’에 연명한 젊은 감독 중 하나로, 올해 모스크바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다. (김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