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갈구하는 ‘소년원의 벵크시’. 매사에 반항적인 청각 장애인 에산은 그림에 대한 남다른 재능이 있다. 그림 그리기는 그에게 있어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소년원 간수들은 에산이 벽에 그린 낙서에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을지 모른다고 의심하지만, 결국 에산의 재능을 인정하고, 교도소 벽화 작업을 맡긴다. 그러나 에산은 탈출을 꿈꾼다. 아버지에 의해, 빚 대신 팔려간 누이를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에산의 창작력의 원천은, 그의 고통스러운 현실 안에 있다. 누이를 구하지 못한다는 현실적 좌절은 그를 꿈꾸게 하고, 그 꿈이 교도소 벽을 메우는 놀라운 그림을 낳는 것이다. 에산 역을 맡은 알리 악바르 사라이의 걍렬한 눈빛은 깊고도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