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만 금마장영화제에서 최우수 단편상을 수상한 쳉 유치에의 [여름, 꿈]은 대만의 시골에 사는 한 청년의 이야기다. 경제적 이유로 유학을 떠나지 못하고 고향에서 할머니의 가게를 도우며 여름을 나게 된 시아오. 그러나 초등학교의 영어선생으로 부임한 엘리사와 같은 집에 살게 되면서 무료한 여름이 흔들린다. 학교를 나오지 못한 할머니, 가고 싶었던 곳에서 건너온 서양 아가씨, 그런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는 시아오. 이제 셋의 기묘한 동거는 어디로 달려가는가? 안정적이면서도 섬세한 구도, 인물의 감정선을 포착해 내면서도 과장하지 않는 연출의 힘은, 대만의 새로운 재능이 등장했음을 짐작케 한다. (권용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