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호금전무협영화의 대가 호금전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기록영화이다. 호금전은 홍콩의 무협영화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킨 대표적인 작가이다. 동시대를 살았던 이한상이나 장철감독과 차별되는 섬세하고 우아한 무협의 세계를 구현하며 남성중심의 기존의 무협영화의 규범을 벗어나 독창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다. 그러나 그의 혁신적인 예술성은 상업적인 요구와 늘 충돌했다. 영화는 한편으로는 호금전의 독특하고 독창적인 무협영화의 세계를 설...
월드 시네마
홀리 모터스오스카 씨의 하루는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여러 삶 사이를 옮겨 다니는 것으로 채워진다. 그는 업계의 왕, 암살자, 거지, 괴물인 동시에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버지의 역할을 떠맡는다. 혼자인 그를 파리 곳곳으로 인도하는 리무진 운전사 셀린만이 그와 함께한다. 그의 진정한 집, 가족, 쉼터는 어디인가? 영화는 카락스 감독이 꿈에서 깨어나 극장을 내려다보면서 본격적인 ‘막을 연다’. 참으로 만감을 담은 숏이 아닐 수...
아시아영화의 창
화부고향에서 수백킬로 떨어진 곳에서 가족도 없이 홀로 늙어가는 카오는 화장터 화부로 뼈를 묻을 신세다. 연고자 없는 시신이 주로 들어오는 화장터에서 그가 하는 일은 시신을 관리하고 화장을 하고 실종된 가족을 찾아오는 이들을 맞는 것. 마른 기침을 연신 해대는 이 과묵한 사내는 이 일을 관두고 고향으로 가길 원하지만 그것도 쉽진 않다. 아마 그의 죽음도 이 화장터의 쓸쓸한 주검들과 다를 것 같지 않다. 그러던 어느...
한국영화의 오늘
화차삶 자체가 가짜인 한 여인과, 그 여인을 집착적으로 사랑하는, 여자의 약혼남, 그 남자의 사촌 형인, 한물간 형사를 축으로 전개되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했다. 원작 소설이 미스터리 장르 규칙에 충실한 채 신용 카드 만능 사회로 인한 부작용 등 세태 풍자에 무게중심을 뒀다면, 영화는 장르적 제약·한계를 넘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등 인간 본능을 짚는 차원으로까지 나아간다....
한국영화의 오늘
후궁 : 제왕의 첩“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궁 그 속에 담긴 애욕의 정사(情事), 광기의 정사(政事)”. 영화의 성격을 적시하는 카피다. 그 두 ‘정사’의 뒤섞임이야말로 이 문제적 사극의 진짜 주제다. 그것은 곧 거시 세계인 정치 마저도 실은 미시 세계의 개인의 (성적)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간 역사의 교훈을 함축한다. 그 얼마나 그럴 듯한 문제의식인가? 따라서 이 영화를 조여정의 노출만 돋보인, 그저 그렇고 ...
와이드 앵글
흔적영주는 5년 만에 집에 돌아온다. 인부들이 들락거리는 어수선한 집. 아버지의 유품과 남겨진 흔적들이 영주를 힘들게 한다. 관계는 기억으로 존재하며, 기억을 머금은 사물은 계속해서 관계를 환기시킨다. 기억과 흔적을 훑는 원씬 원컷의 카메라 워크는 영주와 아빠, 20여 년의 감정을 보는 이에게 이입시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문웅)
와이드 앵글
흔적어려서 부모님과 헤어지고 할머니 손에서 자란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돌아가신 할머니에게 보내는 이별과 기억의 기록이다. 든든하게 어린 시절을 지켜주던 할머니 역시 세월 앞에 서서히 삶의 기운을 잃어간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할머니의 마지막 날들을 기록해 나간다. 그러나 그 기록은 절망과 슬픔의 기록이 아니라 할머니가 살아오신 삶을 완성하는 기록이다. 할머니의 마지막 나날은 먼지 묻은 오래된 사진과 빛 바랜 가족 ...
월드 시네마
희망보트바이는 단란한 가정의 가장으로 고기잡이를 업으로 한다. 어느 날 스페인으로 세네갈인들을 몰래 데려가는 배의 선장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고 망설인다. 노련한 뱃사람이 없어 결국 그 위험한 일을 맡게 되고 30명에 달하는 세네갈인들이 탄 배를 운전하게 된다. 세네갈의 중견감독 무사 투레의 신작은 아프리카인들의 유럽을 향한 동경과 그 어두운 이면을 뛰어난 연출력으로 보여주는 수작이다. 세네갈 전통 레슬링으로 시작...
아시아영화의 창
희망의 나라엄청난 재앙을 겪고 모든 것이 사라진 뒤, 남는 것이 ‘희망’뿐이라면, 과연 무엇이 ‘희망’일 수 있는가? 소노 시온의 <희망의 나라>는 아무런 희망이 없는 곳에서 ‘희망’을 찾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나가시마현의 오하라 마을. 목축업을 하는 요이치는 아내 이즈미,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대지진이 발생하고 인근의 원자력발전소가 파괴되면서 방사능이 누출된다. 정부는 경계선을 그어 방사능의...
갈라 프레젠테이션
B·E·D“인생은 침대에서 시작되고 침대에서 끝난다.” 침대를 매개 삼아, 베르테르처럼 우유부단한 성격을 지닌 남자 B와 자신의 성적 욕구을 위해서라면 불륜도 마다치 않는, B의 유부녀 애인인 E, 유능한 커리어우먼과 충실한 부인을 동시에 욕망하는, 남자의 아내 D 세 사람의, 나아가 우리 네 인간 보편의 성적 환상과 일탈, 욕망 등을 탐구하는 관계의 드라마다. 60대 중반 초로의 감독이 경쾌하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