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커런츠
내 아버지들의 집스리랑카 내 타밀족 집단학살로 촉발되어 수십 년을 이어온 스리랑카 내전은 스리랑카와 타밀 반군의 충돌이 야기한 대량학살과 유혈참사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 내전이 한창이던 시절, 스리랑카 내 두 마을 - 싱할라인 거주마을과 타밀인 거주마을 - 에서 더 이상 임신이 되지 않은 기이한 일이 발생한다. 그때 신으로부터 계시가 내려오는데, 싱할라 남자와 타밀 여자를 ‘망자의 숲’으로 보내 삶을 회복할 수 있는 비밀을 ...
와이드 앵글
내가 모른 척한 것혜성은 지인인 행위예술가 성국으로부터 자신의 독일 공연에 동행해서 영상 기록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 달간의 독일 여행을 떠난다. 제법 친했던 두 사람은 머나먼 타국에서도 잘 지내다 돌아올 것을 기대하지만, 독일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자꾸만 삐걱거리게 된다. 사실 성국은 자신이 가진 장애를 개성으로 승화시키며 놀라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예술가인데, 공연 준비의 스트레스를 모두 혜성에게 풀...
와이드 앵글
내가 숨쉬는 공기“할아버지를 내다 버리는 건 어때?” 파일럿이 되는 게 꿈인 소년은 병든 할아버지를 돌보며 지루한 일상을 견디고 있었다. 이 질문을 듣기 전까지는. 과연 소년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혹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해야 할 것과 하고 싶은 것 사이에서 한없이 나풀거리는 소년의 꿈에 대한 슬픈 이야기.
월드 시네마
내게 총을 줘살인, 강도, 마약, 납치가 일상인 무법천지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생존이 목적인 포스트-아포칼립스를 다룬 <내게 총을 줘>는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이 야기한 공포에 지배당한 이들의 삶을 따라간다. 비전문 배우에 가까운 아이들의 앙상블 연기와 무자비한 폭력 속에 놓인 이들을 뒤따르는 핸드헬드, 개입하지 않고 관찰하는 쇼트들은 네오리얼리즘을 떠올리게 하지만, 동시에 영화는 ′허클베리 핀′이나 ′피터 팬′의...
아시아 영화의 창
너의 얼굴영화가 정복한 것은 시간과 인간의 표정이다. 카메라는 사물의 풍경도 담아내지만, 인간의 표정을 현미경처럼 포착하고 감정까지 포획한다. 차이밍량은 열세 명의 얼굴을 소재로 다큐멘터리도 극영화도 아닌 차이밍량의 장르를 완성했다. 그는 작업 노트에서 두 달 동안 거리에서 영감을 주는 얼굴을 따라가서 인간의 표정을 프레임에 담아냈다고 했다. 얼굴은 하나의 구도이자 풍경이라고 강조했다. 차이밍량의 작품은 ‘얼굴은 개...
아시아 영화의 창
노래하는 불불영화는 아삼 지역에 살고 있는 십대 소녀 불불의 삶에 가로놓인 억압과 함께 삶을 개척해가는 강인함과 친밀한 교감, 불꽃놀이처럼 기적과 같은 순간을 놀라운 아름다움으로 연출한다. 노래하기를 꿈꾸고, 또래 친구들이 무엇보다 소중한, 사랑에 빠진 불불의 욕망은 사회적 요구와 편견에 가로막히고, 젠더의 경계를 위반한 수무는 조롱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불불과 그녀의 친구들은 강과 들을 누비며 삶의 충만함을 만끽한다....
와이드 앵글
녹차의 중력정성일은 임권택 영화를 두 편으로 나누어놓았다. 이 구분은 단지 (긴 상영 시간 때문에 내린) 편의적인 결정이 아니다. 1부인 <녹차의 중력>과 2부 <백두 번째 구름>의 이야기는 시간의 순서를 따라 이어지고 있지만, 두 영화는 전혀 다른 접근법 때문에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 1부가 시간의 흐름을 따르는 횡축의 영화라면, 2부는 그 시간의 흐름 중 한순간을 멈추어 세운 채 깊이 들여다보고 있는 종축의 영화다....
월드 시네마
논픽션출판사를 운영하는 알랭은 레오나르가 소설의 소재로 자신의 사적 관계, 헤어진 연인을 반복적으로 다룬다는 이유로 그의 새 책 출판을 거절한다. 알랭은 작가의 개인적 경험에 갇힌 창작에 대해 회의적이다. 디지털화되고 있는 출판업계의 현실도 알랭에게는 도전적이다. 그의 지인, 디지털 전문가와 회사 소유주, 심지어 아내마저 레오나르의 책 출판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실상은 레오나르와 아내 셀레나는 오랜 연인 사이...
월드 시네마
누구나 아는 비밀세계적 거장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신작. 스페인을 배경으로 페넬로페 크루즈과 하비에르 바르뎀이 주연으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던 영화로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되었다. 스페인 출신으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살던 로라는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마드리드 외곽 고향 마을을 방문한다. 오랜만에 찾은 고향마을에는 과거 함께 자랐던 친구이자 은밀한 연인관계였던 파코가 그녀와 가족을 반긴다....
와이드 앵글
눈물가난한 커플이 3주년 기념일을 맞아 그럴듯한 데이트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쇼핑도 하고 놀이공원에도 가려는 그들의 계획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