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의 창
크라비 섬태국 남부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히는 크라비 섬은 태국의 선사 시대와 가까운 과거, 그리고 현재의 세계가 충돌하는 장소다.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실험해온 벤 리버스 감독과 시공을 초월한 연출을 보여준 아노차 수위차콘폰 감독의 공동 연출작인 <크라비 섬>은 이 아름다운 섬을 고전적인 촬영방식인 슈퍼16밀리 아날로그 필름에 담았다. 한 영화인은 촬영지를 물색하기 위해 관광 가이드의 도움을 받아 섬의 구석...
플래시 포워드
크로놀로지이스탄불에 사는 하칸과 니할은 결혼한 지 몇 년이 지났다. 시간이 갈수록 니할은 아이를 원하지만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 각종 난임 치료도 소용이 없던 어느 날 니할이 자신이 결코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그들의 삶에 변화가 일어난다. 하칸은 동료와 점심 식사 도중 니할을 발견하고는 그녀를 뒤따르고 니할이 낯선 남자와 어느 아파트로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한다. 하칸은 집으로 돌아가 아...
월드 시네마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1770년. 화가 마리안느는 이제 막 수도원에서 나온, 예비 신부 엘로이즈의 초상화를 의뢰받는다. 결혼이라는 숙명을 받아들이기 싫은 엘로이즈는 초상화를 위해 포즈를 취하는 것을 거부하고,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 마리안느는 그녀를 은밀하게 관찰하기 시작한다. <톰보이>(2011)로 가장 주목받는 여성 감독 중 한 명으로 떠오른 셀린 시아마 감독의 네 번째 장편이자 첫 시대극이다. 극 중 두 히로인을 통한 오...
특별기획 프로그램2
탈렌타임 야스민 아흐마드 감독의 유작인 <탈렌타임>은 말레이시아의 다민족, 다문화적 배경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관의 충돌, 계층적 차이, 언어의 차이를 그려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관계맺기의 유토피아를 스크린에 펼쳐내는 아흐마드적 세계가 집대성된 작품이다.
말레이시아-백인 혼혈 멜루르, 청각장애를 지닌 인도계 마헤쉬, 아픈 어머니를 보살피는 하피즈의 삶은 고등학교 학예회를 중심으로 서로 엮인다....
아시아 영화의 창
태양의 아이들인도양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실론(현 스리랑카)이 대영제국에 합병되기 직전 시대적 격변기인 1814년. 부산국제영화제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프라사나 비타나게는 <태양의 아이들>을 통해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자리 잡은 불가촉천민의 생존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남인도계 혈통인 왕족과 불교계 귀족 간의 긴장에 영국이 개입하면서 역모를 사주한다. 계획이 실패하며 왕실 군대에 붙잡힌 귀족의 가족들...
월드 시네마
테크노보스<존 프롬>의 주아옹 니콜라우 감독이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신작 <테크노보스>를 선보인다. 30년간 테크니션으로 일한 회사에서 곧 은퇴를 앞두고 있는 루이즈 로비스코. 신기술 앞에 무색해지고 정든 고양이도 곁을 떠나지만 그는 특유의 재치와 내공으로 모든 상황을 초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오늘도 운전대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 그래서일까? 마지막 출장지에 뜻밖의 해후가 기다리고 있다. 아날로그적인 음악...
와이드 앵글
트랜스니스트라트랜스니스트라는 옛 소련의 유산으로 만들어진 자치공화국이다. UN의 기준에선 몰도바의 일부이지만 러시아, 몰도바, 트랜스니스트라 3자가 공동위원회를 구성해 독자적 정부를 만들었다. 이런 정치적 배경과 <트랜스니스트라>라는 제목만 놓고 국제정치 문제를 다룬 영화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트랜스니스트라>는 이런 환경에 살고 있는 10대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린 서정적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우선 소녀 타냐와...
월드 시네마
티후아나 바이블장-샤를르 휘는 최근 몇 년 사이 프랑스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부상했다. 2000년대 들어 여러 편의 다큐멘터리를 연출해 온 감독은, 특히 프랑스와 스페인의 집시 공동체에 대한 주제를 많이 다뤄왔다. 장편 <탈주의 밤>(2014)을 연출한 후, 장-샤를르 휘는 ‘지옥으로의 추락’과 ‘속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멕시코의 암흑 세계로 옮겨 몰입한다. 이라크 전쟁의 참전 용사였던 닉은 충격에 사로잡힌...
플래시 포워드
파라다이스마피아 살해 장면을 목격한 후, 증인 보호 프로그램 대상자가 되어 알프스의 작은 마을로 이송된 깔로제로에겐 모든 것이 낯설다.?설상가상으로 그가 제보해서 검거된 살인범도, 프로그램 담당자의 실수로 같은 마을로? 이송 중이다. 곧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힌? 깔로제로는 인터넷에? ‘총 없이 사람을 죽이는 방법’ 등을 검색하면서 소심하고 주도 면밀한 살인 계획을 세운다.? 다비드 델 데간 감독의 첫 ...
갈라 프레젠테이션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프랑스 영화계의 대스타 파비안느는 그녀를 사랑하고 찬미하는 남자들, 새 연인과 전남편 그리고 그녀의 매니저 사이에서 여왕처럼 군림한다. 파비안느가 자서전 출간을 앞둔 어느 날, 고압적인 어머니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던 딸 뤼미에르가 남편과 어린 자녀를 데리고 프랑스로 돌아온다. 모녀의 재회는 곧 격렬한 대립으로 치닫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처음으로 일본을 벗어나서 만든 가족 영화 <파비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