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회고전
만다라<만다라>는 임권택 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의 협업 결과물 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것으로 자주 손꼽힌다. 특히 정일성 촬영감독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언제나 <만다라>를 첫 번째 자리에 넣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두 거장이 빚어낸 작품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위대했지만, <만다라>의 국제적 위상이 치솟으며 마침내 이들 영화 세계가 지닌 위대함의 전모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불가의 수행자들이 겪게 되는 번뇌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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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살인죄로 복역 중인 혜림(김혜자)은 특별 휴가를 받아 어머니 산소로 가기 위해 강릉 행 기차에 오른다.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민기(정동환)는 혜림의 마음을 두드리고 둘은 짧지만 강렬한 사랑을 나눈다. 말 없는 혜림을 대신해 혜림의 심상을 짐작하게 하는 건 혜림의 얼굴 클로즈업 숏들이다. 또한 지형지물을 이용해 인물 얼굴의 극히 일부분만 보여주거나 신체의 작은 제스처를 주목하는 장면은 열 마디 말보다 더 강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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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투킬<본 투 킬>은 1990년대 중반 한국적 누아르 장르를 개척하고 유행시킨 장현수 감독의 수작이다. 당시의 청춘스타였던 정우성, 심은하가 외로운 살인 청부업자와 그의 아름다운 연인 역할을 맡았다. 기대했던 만큼의 흥행 성적을 내진 못 했지만 어느 모로 보나 당대의 세련된 시도를 장착한 영화였다. 이 영화의 촬영을 정일성 촬영감독이 맡았다. 장현수 감독은 당시 현장에서의 정일성 촬영감독을 가리켜 “스스로 만족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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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들기독교의 구도의 길을 걸어온 민요섭(하명중)이 칼에 찔려 숨졌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더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사건 담당인 남 경사(최불암)의 탐문이 시작되고 요섭의 과거 행적이 교차한다. 신을 향한 요섭의 자문자답의 과정과 요섭을 믿고 따랐으나 결국 요섭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한 동팔(강태기)의 결단까지. <순교자>(1965) 이후 15년 만에 또 한 번 기독교 영화를 만든 유현목 감독은 <순교자>를 둘러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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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증인 “구악을 일소하고 새 질서를 확립하려는 1980년, 이 시대에 어제의 진실이 무엇이고 가짜가 무엇이라는 것을 한 수사관의 집념적인 인간 보호를 통해 가식 없이 토로하고 싶었다. 얘기도 어두운 얘기. 화면도 어둡다. 80년대엔 이러한 어둠이 사라졌으면 한다.”
<최후의 증인>(1980)의 서두, 감독의 전언이다. 그 집념의 인물은 형사 오병호(하명중). 살인 사건을 파헤치던 그는 누명 쓴 황바우(최불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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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녀김기영 감독의 파격의 영화 형식은 정일성 촬영감독과 협업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 <화녀>(1971)가 그 시작이었다. 식모 명자(윤여정)와 주인집 남자 동식(남궁원)이 살해되고 영화는 플래시백으로 사건의 전모를 드러낸다. 명자는 주인집 부부와 덫과 같은 삼각관계 빠지고 집은 연속된 살인으로 가득한 기괴한 밀실로 둔갑한다. 강렬하고 음험한 붉은 조명이 실내를 장악하고 반투명한 유리창과 비닐 장막 너머에선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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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황진이(장미희)는 혼례 전날 자신을 짝사랑한 갖바치(안성기)의 자살 소식을 듣는다. 그의 혼을 위무했다는 이유로 파혼을 당한 황진이는 그 길로 기녀의 길로 접어든다. 기생 명월로서 황진이는 벽계수(신일룡)의 사랑을 받기도 하고, 선비 이생(전무송)과 만나기도 하지만 결국 이 모든 걸 훌훌 털고 남사당패를 따라 길을 떠난다. <고래사냥>(1984), <깊고 푸른 밤>(1985)의 연이은 흥행과 호평 뒤에 배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