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영역

Notice News 부산국제영화제 소식
2025 Program Sections — 30th Edition
Official Selections 공식 상영작 64개국 241
영화 이미지
Program Note
샤오리는 영화에서 꼭 두 번 웃었다. 리리와 노래방에 갔을 때, 그리고 자신을 혼자 남겨두고 떠난 줄 알았던 리리가 다시 돌아왔을 때. 감정 표현이 없는 소녀 샤오리는 가정 폭력을 일삼는 알코올 중독자 아빠, 샤오리에게만 유독 가혹한 미용사 엄마, 그리고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동생과 살고 있다. 높은 계단을 올라야 갈 수 있는 꼭대기 작은 집에 사는 샤오리는 아빠가 살림을 때려 부수고 엄마에게 폭력을 가해도, 유일한 자신만의 공간인 캐비닛 옷장 안에 웅크리고 앉아 악몽을 꾸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어느 날, 리리라는 미국에서 온 전학생을 만나면서 샤오리는 일탈을 꿈꾸기 시작한다. 1988년을 배경으로 한 <소녀>는 감성적인 화면의 색감과 꽉 짜여진 미장센만으로도 우리를 그 시절로 데려가는 힘이 있다. 엔딩 크레딧에 그저 ‘여자’로 표시된 샤오리의 엄마는 자신의 현재를 구성하는 과거의 상처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상처는 고스란히 샤오리에게 전가되어, 또 다른 상처를 만든다. <소녀>는 등장인물들의 농축된 감정들과 그 감정들의 부딪힘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밀도 있는 서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 서사는 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와 좁은 공간을 끈질기게 파고드는 카메라를 통해 더욱 힘을 얻는다. <소녀>의 각본과 연출을 담당한 서기 감독은 수려한 연출력으로 존재감을 증명하며,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신인 감독의 탄생을 성공적으로 알린다. (박선영)
World Premiere 영화 이미지
Program Note
우주에서 몇 년을 보내고 막 지구에 도착한 생명공학자 아난디는 최근 지구에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일바이브’ 감염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이유로, 산속 외딴 리조트의 격리시설로 보내진다. 풍경은 그림 같고 시설은 고급스럽지만, 아난디는 숨겨진 감시카메라, 지구로 다가오는 UFO, 그리고 이유 없이 잡혀가거나 죽어 나가는 마을 사람들 등 곳곳에서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다. 최근 일바이브 팬데믹 때문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유골함이 도착하자, 아난디의 죄책감과 괴로움은 고조된다. 어느 날 아난디는 숲속으로 도망쳐, 자신을 감시하던 리조트 직원 니타의 집에 몸을 숨기게 되고, 세상과 격리된 채 살고 있는 니타 모녀와 교감하면서 비로소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스리랑카 영화를 세계에 알린 비묵티 자야순다라의 신작 <스파이 스타>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잃어버린 세계를 그린 판타지이기도 하다. 비묵티 자야순다라 감독 스타일의 절제된 대사와 시적 이미지가 펼쳐지는 가운데 신경을 거스르는 사운드, 신체 절단, 납치와 폭력의 이미지 등이 순간적으로 틈입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그런 한편 신비로운 초혼의식,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거북이의 산보 등을 교차시켜 SF 장르를 비틀면서 아름답고 신비한 영화적 체험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박선영)
BIFF EventBIFF 이벤트
BIFF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