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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News 부산국제영화제 소식
2025 Program Sections — 30th Edition
Official Selections 공식 상영작 64개국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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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 Note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각각 그 나름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저 유명한 첫 문장을 빌려오자면 불행은 비슷해 보이지만 같은 꼴이 하나도 없다. 행복은 모든 퍼즐이 완벽하게 충족된 상태인 데 반해 불행은 어떤 퍼즐이 사라졌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백영옥 작가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모임>은 바로 이 상실과 결핍의 퍼즐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제목 그대로 이별의 아픔을 겪은 이들이 모여 아침 7시에 조찬을 먹고 다 같이 이별영화를 보는 모임이 있다. 이들은 각자의 실연기념품을 교환하며 각자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이 자리에, 연인과 헤어진 비행기 승무원 사강(수지)과 컨설턴트 강사 지훈(이진욱)도 참석하게 된다. 실연 후 제대로 떠나보내지 못한 이들의 시간을 그리는 영화는 이들의 사연을 여러 각도에서 다시 복기하며 공감의 통로를 확보한다. 보편적인 이야기, 익숙한 캐릭터에 특별함을 더하는 건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다. 여기에 사연을 설명하기보다 인물의 처지와 감정의 파장을 관찰하는데 집중하는 임선애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타인의 이야기에 생명을 더한다. 과거가 되지 못한 것들이 현재에 계속 말을 걸어올 때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까. 기계적인 위로 대신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의 흔적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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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 Note
3일간 벌어지는 도망극을 3인의 시점으로 그려낸 미스터리 서스펜스. 도시를 배회하는 다쿠야와 마모루는 SNS에서 여성인 척 위장하고 외로운 남성들을 유혹해 신분 암거래를 일삼는다.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손쉬운 돈벌이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범죄 조직에 깊숙이 발을 들인 이들은, 형처럼 가까웠던 가지타니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오려 한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넷플릭스 시리즈 『유유백서』의 키타무라 타쿠미, 아야노 고가 다시 호흡을 맞추며, 신예 하야시 유타가 가세했다. 오야부 하루히코 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한 니시오 준의 원작 소설을 일본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각본가 무카이 고스케가 각색했고, 이와이 슌지의 조감독 출신인 나가타 고토가 연출을 맡았다. 범죄 영화 속 주인공들의 끝은 대개 비극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다쿠야, 마모루, 가지타니 역시 자신들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화려한 빛과 어두운 그림자, 일상과 비일상, 선과 악, 욕망과 절망의 경계 속에서 한 걸음씩 앞으로 발을 내딛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는 복잡한 인간 심리극이자, 젊은 청춘들의 성장담이며, 폭력이 현실에 깊숙이 침투한 현대 대도시를 냉정하게 비추는 자화상이다. (박가언)

* 니시오 준 작가의 소설책 『愚か者の身分』 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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