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gram Note
유명 축구 선수의 아내 베로니카는 SNS 인플루언서를 꿈꾸고 있다. 팔로워 200만명을 돌파하면 유명 뷰티 브랜드의 홍보대사가 될 수 있고, 부부 관계도 다시 행복해질 것이고, 온종일 시끄럽게 울어대는 갓난아이도 사랑스러워질 것이고, 10년 전 죽은 딸 사건의 재조사도 해결될 것이다. 그러니 베로니카는 “좋아요”를 받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것이다. 떠오르는 신성 마리아나 디 지롤라모는 <에마>에 이어 <베로니카>에서도 비범한 화면 장악력을 발휘해 소설 미디어 셀럽의 화려한 외양 뒤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을 그리고 있다. 카메라는 시종일관 베로니카의 얼굴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어, 마치 그녀의 표정을 통해 전통적 여인상을 거부하는 “나쁜 여자”의 비틀린 내면을 분석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박가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