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필름스쿨에 다니면서 영화 음향기사로 일하는 쿤은 가진 돈을 모두 털어 낡은 지프차를 구입했다. 운전면허도 따기 전이었지만 차부터 덜컥 사게 된 것은 그 차가 내몽고 평원을 질주하던 녀석이라는 딜러의 말에 혹했기 때문이다. 한편 쿤의 여자친구 쯔는 중국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인데, 홍콩에 갈 돈을 모으기 위해 레이싱 모델로 일한다. 초원을 달리고 싶은 쿤과 디즈니랜드를 동경하는 쯔, 홍상수와 왕가위의 ‘예술’을 꿈꾸지만 배우의 일당과 스태프의 도시락 값을 아까워하는 영화감독
밍과 촬영감독 펭, 필름스쿨 교수이지만 현장경험은 없는 선생 등이 <질주>의 인물들이다. 이들은 저마다 이상과 현실의 모순에 붙들려 좀처럼 움직이지 못할 것처럼 보인다. (최은)
Director
웨이슈준 WEI Shujun
베이징 출생으로 14세에 TV와 영화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중국전매대학에서 연출 및 사운드 공학을 전공했으며, 랩 다큐멘터리 <자금성 이야기>(2011)와 <서울 컬러>(2013)를 연출했다. 첫 단편 연출작이자 졸업작 <연변소년>(2018)는 칸영화제 단편경쟁 심사위원상 특별언급 되었으며, 첫 장편 <세상의 끝>(2016)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에 초청되었다. <질주>는 칸2020 선정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