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마야 왕국의 전설이 살아있는 멕시코의 정글 속 고무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우연히 신비스러운 여성을 구출하게 된다. 아그네스는 백인 농장주와의 결혼을 피해 도망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를 바라보는 노동자들의 눈에는 열기와 욕망이 차오르고, 무법지대 정글 속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구원이 아닌 약탈일 뿐이다.
여성 감독 율레네 올라이졸라의 네번째 장편 극영화 <비탄의 정글>에서 싱싱한 초록 식물로 뒤덮인 정글은 순식간에 복수극의 무대로 탈바꿈한다. 원주민 출신의 비전문 배우를 출연시켜 자연스러운 연기를 이끌어냈으며, 고대 마야 신화 요소와 접목시켜 문명 충돌의 비극적 결말을 그리고 있다. 베니스, 산세바스찬, 뉴욕 영화제의 러브콜을 받은 2020년 하반기 최대의 화제작 중 하나다. (박가언)
율레네 올라이졸라 Yulene OLAIZOLA
멕시코 시티 출생으로 감독, 각본, 편집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셰익스피어와 빅토르 위고가 만나는 곳>(2008)으로 장편 데뷔했으며, 산세바스티안영화제, 부에노스아이레스독립영화제(BAFICL), 암스테르담다큐멘터리영화제(IDFA) 등에 초청되었으며, 멕시코 아리엘상 최고데뷔작품상을 수상했다. <아티피셜 파라다이스>(2011)는 로테르담영화제, <포고>(2012)는 칸영화제 감독주간, <에피타프>(2015)는 탈린 블랙나이츠영화제, <비탄의 정글>은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 초청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