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의문과 회의를 던지는 영화. 오토바이 교통사고를 당한 한 남자와 그의 아내 메이, 여동생과 어머니. 자신의 집에서 피살된 젊은 여성 잉과 그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관 징, 그리고 동료 경찰관과 밀애 중인 그의 아내 인. 이들의 관계는 서로 얽혀있다. 그리고, 그들의 관계는 마치 독에 서서히 중독되는 것처럼 치명적인 것으로 변해 간다. 징이 사건을 해결하려 할수록 그들의 관계는 점점 더 모호해 지고, 과거의 아픈 기억을 더욱 뚜렷하게 떠올리게 된다. 리타 후이 감독은 이들의 모호한 관계를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한다. 그리고, 그들이 한때는 사랑했겠지만, 그것이 얼마나 허무하고 거짓된 것이었는지를 하나 하나 드러내고 있다. 메이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피가, 마치 점점 자라나서 벽 하나를 가득 채우는 피나무의 이미지와 이어 지듯이 모호함과 동시에 강렬함은 이 작품의 전반을 지배하는 중요한 모티브이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