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오늘
컨버세이션2019년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 초청작 <에듀케이션>으로 많은 호평을 받은 바 있는 김덕중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전작을 뛰어넘어 더 세련되고 내밀해졌다. <컨버세이션>은 은영(조은지)과 승진(박종환)을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이 장면마다 등장하여 추억과 젊음, 연애와 사회, 혹은 아주 소소한 소재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언어와 리듬으로 대화를 나눈다. 빛나는 연기, 리드미컬한 대화, ...
아시아영화의 창
쿠스리야르 가는 길드루브는 어린 시절 돌아가신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야생동물학자가 된다. 그리고 인도 남부의 타밀 나두주에 있는 코다이카날 야생동물 보존구역의 포유동물을 관찰하기 위해 현장 연구를 수행하러 간다. 40년이나 된 오래된 지도와 간단한 GPS 장치만 가지고 휴대전화 신호도 잘 잡히지 않는 600평방 킬로미터의 야생의 자연을 헤쳐 나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현지인의 도움은 필수고 그는 도레이라는 가이드...
와이드 앵글
크로싱 엔드2002년 겨울밤, 이십 대 초반의 커플이 다리 위에서 결별을 말하던 중 여자가 난간 아래로 추락한다. 자살인가, 사고사인가? 남자는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해 구급차를 부르지만 여자는 결국 죽고, 남자와 그의 친구는 살인죄로 수감된다. 목격자가 최초의 진술을 뒤집고 그들이 여자를 다리 아래로 던지는 걸 봤다며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10여 년의 시간이 흐른 뒤, 시요룬 감독은 부당하게 유죄판결을 받은 무고한 이...
월드 시네마
키아라조나스 카르피냐노는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를 배경으로, 느슨하게 연결된 연작을 만들어 왔다. 칼라브리아는 범죄로 얼룩진 세계의 축소판이다. <지중해>(2015)에서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남자는 검은 눈물을 삼키고, (단편을 확장한) <치암브라>(2017)는 성인 행세로 생존하는 집시 소년을 이야기한다. 지명을 뺀 세 번째 작품은 15살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범죄에 연루된 아버지가 ...
한국영화의 오늘
태일이전태일. 배를 곯는 여공들에게 풀빵을 사다 주던 보조 오빠. 평화시장의 열악한 근로 환경을 차마 외면하지 못했던 재단사. 몸을 불사르며 근로기준법 사수를 외칠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 <태일이>는 열사 전태일을 새삼 추앙하는 대신, 그의 사람됨과 숙명을 다룬다. 가난한 집안의 기둥이 되어야 했던 한 장남, 시위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 노동운동의 불씨를 틔울 수밖에 없었던 한 노동자로서의 생을 ...
아시아영화의 창
텡기즈외아들 마디야르와 결혼한 텡기즈는 결혼한 지 한 달도 안 되어 임신을 강요받는다. 시어머니의 권유로 병원도 방문하고 친정도 갈 겸 기차 여행길에 올랐다가, 텡기즈는 객실 판매원 아나르굴과 마디야르가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다. 텡기즈는 첫 여행 이후 임신을 하는데, 함께 병원에 가기로 했던 마디야르는 기차역에서 만나자며 먼저 떠나고, 기차역에 도착한 텡기즈는 아나르굴과 함께 있는 마디야르를 보게 된다...
월드 시네마
티탄<티탄>의 줄거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뇌에 티타늄을 심고 살아가던 한 소녀가 기이한 욕망에 사로잡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린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10년 전에 실종된 아들을 찾고 있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호러, SF, 스릴러, 범상치 않은 러브스토리… <티탄>은 분명 유례없는 영화다. 시나리오보다 더 놀라운 점은 강철과 피, 그리고 불꽃의 오페라라고 해야 ...
아시아영화의 창
파도가 보인다의대에서 조교로 일하는 레하나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딸 에무와 함께 사는 싱글 워킹맘이다. 백수 남동생은 번번이 에무를 데리러 가는 시간을 놓치거나 문제를 일으키고, 레하나는 인슐린 주사를 맞아가며 곧 있을 시험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어느 날 학부생들의 시험을 감독하다가 부정행위를 하던 학생 미미를 퇴실 조치시킨 그녀는, 이에 항의하던 애니가 그날 저녁 지도교수 애러핀의 방에서 뛰쳐나오는 것을 목격하...
아시아영화의 창
파르하요르단의 여성 감독 다린 살람의 데뷔작인 <파르하>는 1948년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진 중동전쟁을 한 소녀의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다. 14살 소녀 파르하는 전통을 중시하는 팔레스타인의 시골 마을에서 살고 있다. 파르하는 이사 간 친구를 부러워하며, 자신도 도시로 가서 학교에 다니는 꿈을 꾼다. 아버지는 딸의 소망을 들어주기로 한다. 하지만 전쟁이 터지고 파르하의 소망은 이뤄지지 않는다. 마을 상황이 ...
월드 시네마
파비안시인이자 소설가인 에리히 케스트너가 자신이 살았던 1931년 독일 드레스덴을 무대로 그해에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시킨 도미니크 그라프의 3시간에 걸친 연애서사극은, 원작보다 프랑소와 트뤼포의 <쥴 앤 짐>(1962)에 더 친근감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신문사에서 일하는 파비안과 교수가 되기 위해 학위논문을 쓰고 있는 라부데, 그리고 유명한 스타가 되고 싶은 배우 코르넬리아. 세 사람의 이야기는 바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