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송곳니루마니아에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이 있다면, 그리스엔 이 영화가 있다? 올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대상을 거머쥐며, 고사 직전이었다는 그리스 영화의 자존심을 되살려준 발견의 문제작이다. 한 가족이 있다. 왕 같은 독재자 아버지, 병약하나 천상 왕비인 어머니, 미모의 두 공주, 그리고 햄릿 같은 왕자로 이뤄진, 괴팍하기 짝이 없는 한 가족이. 그들은 바깥세상과는 단절된, 자기만의 아성에서 살...
한국영화 회고전
수절하길종의 두 번째 영화는 시대극이었다. 가족을 두고 전쟁터로 떠난 유신이 귀환을 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 시간 동안 가족은 유린당하고, 유신 또한 대결 도중 죽음을 당한다. 하길종의 영화 중 가장 암울하다고 할 수 있는 [수절]은 역설적인 제목처럼 들린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지킬 것인가, 무엇을 지킬 것 인가.
특별기획 프로그램
수정 깃털의 새미국작가인 샘은 로마에서 애인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있다. 밤길을 걷다가 불 켜진 갤러리에서 남자와 여자가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보고 달려가지만 여자만 쓰려져 있다. 자신이 목격한 갤러리 장면이 뭔가 석연치 않게 느껴지는 가운데, 젊은 여자들이 검은 장갑을 낀 살인마에게 연이어 희생되는 것을 계기로 경찰수사에 합류한다. 지알로의 공식을 완벽히 구현한 아르젠토의 첫 장편이자 그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흥행작...
한국영화 회고전
순교자한국 전쟁 중 신목사는 유일하게 남은 종교계의 생존자이다. 남한에서는 이에 대한 진상을 조사하지만 그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다. 신도들은 그를 가롯 유다라며 시위를 벌인다. 진실은 나중에 드러난다. 인민군 장교는 신목사만이 진정한 신앙의 소유자였다며, 그래서 살려두었다고 말한다.
월드 시네마
숲애니메이션 감독 피오트르 듀말라의 실사 데뷔작 [숲]은 상실에 대한 강렬한 탐구이자, 기술적으로도 놀라운 업적을 성취한 영화로, 감독이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던 세밀함과 선명함이 실사 공간과 배우들을 통해서도 한결같이 표현되고 있다. 타르코프스키와 소쿠로프의 영향을 받은 듯한 무성 흑백영화같은 이 영화는, 사경을 헤매는 아버지와 아들간의 삐걱거리는 관계와 심리를 탐구한다. 애니메이션 프롤로그로 시작하는 이 영화...
아시아 영화의 창
슈퍼마켓의 하룻밤슈퍼마켓에서 일하는 준웨이는 동료인 수리엔을 짝사랑하고 있다. 그들이 함께 야근을 하는 밤, 석달 전 슈퍼에서 산 복권이 주인의 실수로 무효가 된 준웨이의 친구 산쉬가 복수를 위해 돌아온다. 산쉬의 복수가 끝날 무렵, 이번에 진짜 강도가 들이닥친다. 이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수리엔을 구하기 위한 준웨이의 모험이 시작된다. 강도가 든 슈퍼마켓의 하룻밤은 길다. 인질로 잡힌 사람들의 탈출시도와 그들을 가두어 두...
월드 시네마
스위트 러시안제이 바이다는 신작 [스위트 러시]에서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이 작품은 3부로 구성되어있다. 바이다가 선호하는 작가 야로슬로브 이바츠키비치의 단편소설을 각색한 1부, 이 영화의 제작과정을 담은 짧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2부는 최근에 사망한 에드워드 클로신스키 ? 바이다의 오랜 작업파트너이자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배우 크리스티나 얀다의 남편 ? 를 위한 감동적인 헌사로 이어진다. 이바츠키비치 소설의 영화...
미드나잇 패션
스토익교도소 감방에서 밀실공포증에 걸린 수감자 한 명이 목을 매단 채 발견된다. 그의 감방 동기 세 명이 돕고자 했으나, 이미 너무 늦었다. 남자가 자살을 선택하게 된 과정을 알아내기 위해, 세 사람은 한 명씩 인터뷰를 하게 된다. 남자를 죽음으로 이끈 사건들에 대한 세 사람의 진술은, 거짓말에 일관성이 없는 진술임이 이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의미없이 오락가락하는 심문이 계속되는 동안, 서로 상충되는 세 사람의 증...
월드 시네마
슬로베니언 걸부와 명예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젊은 여자는 자신의 몸을 팔아 원하는 바를 쉽게 이룰 수 있다. 알렉산드라는 슬로베니아의 대학에 다니기 위해 희망 없는 고향을 떠난다. 화려한 아파트의 집세를 내기 위해 그녀는 가족 몰래 일을 시작한다. 유럽연합의 중간에 위치한 도시 슬로베니아에는 외교관과 사업가 등 부유한 고객들이 몰려들었으므로 일은 넘쳐날 만큼 많았다. 일을 치르던 도중 독일인 정치가가 죽게 되...
특별기획 프로그램
슬립리스17년 전 토리노에서 발생한 ‘난쟁이 살인마’ 사건과 동일한 수법으로 젊은 여자들이 살해된다. 당시 현장에는 동물 모양의 종이조각이 남겨져 있었고, 결국 빈첸조라는 지알로 작가가 누명을 쓴 채 자살함으로써 사건이 종결됐다. 은퇴한 모레티가 다시 독립수사에 나서고 엄마를 잃은 자코모가 그를 돕는다. 개봉 당시 순수 지알로의 귀환을 알린 영화. ‘죽음의 농장’에 맞춰 벌어지는 살인의 수위는 감독이 벼르던 귀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