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알마이에르 가의 광기광산으로 일확천금을 얻고자 말레이시아 여자와 결혼했던 가스파르는 꿈이 좌절된 후 정신적, 육체적으로 황폐한 삶을 영유한다. 유럽에 대한 향수와 유색인에 대한 경멸로 유일한 희망인 딸 니나에게 서구식 교육을 받게 한다. 그러나 피부색이 다른 니나는 백인이 되지 못한다. 백인 식민주의의 유산을 통렬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거장 샹탈 아케르만의 신작. 강물과 그 위로 반사되는불빛, 떠 있는 배를 보여주며 시작된 영화는...
월드 시네마
알프스간호사, 체조선수, 그의 코치 등이 결성한‘ 알프스’라는 이름의 조직이 있다. 이 조직은 유족들의 돈을 받고 그들의 딸, 아내, 애인 등 죽은 자들의 빈 자리를 대신 채워주는 일을 한다. 자동차사고로 죽은 테니스선수의 역할을 맡은 간호사는 새 부모와 만나면서 친아버지와의 소원한 관계를 되돌아보게 된다. <송곳니>(2009)로 칸‘ 주목할만한시선’ 대상을 수상하며 급부상한 그리스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신작....
특별기획 프로그램
암흑의 밤유흥가에서 매춘업을 하는 가족이 있다. 화장실에서 한 여자가 시체로 발견되고, 아버지 넬슨은 작은 딸 소니아를 빚 대신 팔기로 작정한다. 약속된 밤이 다가오는 가운데 언니 카를라는 계모와의 갈등 속에서도 배다른 여동생을 필사적으로 구해보려 한다. 한 쇼트 내 독립된 대화들의 중첩 및 가족의 치부라는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가 뚜렷이 드러나는 영화. 어둠이 깔린 후 바에서 노래가 흐르는 것을 신호로‘ 영업’이 시작...
와이드 앵글
애드벌룬90년대 후반. 고등학교 1학년 효정은 친구 지연과 함께 등교하고 학원 수업을 듣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집으로 가는 길에 중학교 동창 은미를 만나고 그들의 일탈은 결과적으로 효정을 당황하게 만든다. 인과관계에 기대지 않는 스토리와 맥락 없는 앞뒤 내레이션, 홈비디오 느낌의 촬영과 배우들의 실제 같은 연기는 90년대 하릴없는 십대 소녀의 아련함을 아로새긴다. (문웅)
와이드 앵글
야간비행돈을 받고 남자에게 몸을 파는 소년. 하지만 남자의 수중에 돈이 없다. 미안해진 남자는 다음 날 돈을 주기로 약속하고, 소년은 유일한 가족인 형의 눈을 피해 남자를 만난다. 단순한 스토리를 관통하는 주인공 소년의 불안과 시니컬함은 섬세하고 날카로운 긴장을 유발한다. 이 긴장은 소년이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에서뿐만 아니라, 소년과 남자 사이를 오가는 수많은 감정의 시그널을 포착한 연출에 연유한 것이리라. (문웅...
월드 시네마
야타스토10대의 리카르도, 베보, 파타는 코르도바 외곽의‘ 빌라 우르퀴자’에서 상자와 폐병, 고철 등을 수집해 되팔아 살아가는‘ 카레로’들이다. 마차와 말은 그들의 소중한 생계수단이다. 친구이자 동업자인 세 소년의 삶이 극히 리얼리즘적이면서도 왠지 가슴 아프게 펼쳐진다. <야타스토>는 놀라운 데뷔작이다. 올해 부에노스아이레스 독립영화제(BAFICI)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한 아르헨티나산 독립영화로, 영화 전체를 관통하...
특별기획 프로그램
양자탄비악당으로 돌아온 주윤발이 지배하는 음모와 배신의 세계를 만난다. 1920년대 중국의 한 외딴 마을. 마적단 두목 장은 일확천금을 꿈꾸며 새로 부임한 시장인 척 가장하여 마을에 나타난다. 마을의 지주인 황대인은 시장을 없애고 권력과 황금을 손에 넣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황금과 권력을 둘러 싼 대립관계에서, 더 이상 이분법적인 선과 악의 대립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의를 구현하려는 대의와 명분보다는 개인적인 실리...
월드 시네마
어느 날 아침어느 월요일 아침 50대 은행 간부 폴은 여느 때와 같이 정확히 8시에 출근한다. 회의실에 들어선 그는 총을 꺼내 상관 2명을 쏴버린다.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그를 이렇게 만든 일련의 사건들이 플래시백으로 펼쳐진다.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냉정한 비판정신이 돋보이는 문제작. <어느날 아침>은 평생을 쌓아온 커리어가 한 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한 중년남의 이야기를 탄탄한 구성과 연출로 보여주는 수...
와이드 앵글
어떤 하루친하지 않은 두 남자가 우연히 만나 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들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벤쿠버에 도착하지만 때아닌 폭설로 인해 머무르게 된다. 그들은 여행의 마지막을 의미 있게 보내려고 노력하지만 거듭되는 무료함에 지쳐만 간다. 흑백 화면에서 펼쳐지는 지지부진한 이들의 여행은 특별하지 않지만 왠지 긴 여운과 오랜 여백을 남긴다. (홍효숙)
와이드 앵글
어로(語路)영화 <어로>는 총괄제작을 담당한 지아 장커를 주축으로 단편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한 두 편의 장편 영화를 만든 경험이 있는 6명의 젊은 감독이 모여 현재 중국의 각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활약하고 있는 12명의 리더에 관해 만든 총 12개의 짧은 다큐멘터리의 모음이다. 언뜻 12명이 가진 각기 다른 직업세계를 탐구하는 영화인 듯하지만 사실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이들 12명의 모습은‘ 직업’이라는 단어로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