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마지막 부당한 자테레지엔슈타트는 주요 나치 홀로코스트 주도자 중 한명인 아돌프 아이히만이 ‘모델 수용소’라 불렀던 특별한 선전장소였다. 이 수용소는 이 세상과 유대인들에게 그 실체를 속이도록 설계되었다. 그 ‘실체’란 가스실에서 최후를 맞기 직전 단계였다. 베냐민 무어멜슈타인은 테레지엔슈타트 유대인회의 마지막 의장이었다. 무어멜슈타인은 1938년부터 전쟁이 끝날 때까지 아이히만과 날마다 협상해야 했다. 놀랍게도, 이후 열린 ...
미드나잇 패션
마지막 여름새롭게 떠오르는 신인 여배우, 조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죽고 싶다’는 글을 올린다. 그녀의 남자친구인 싱은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다른 친구들과 함께 바닷가에 있는 별장으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사고로 여배우가 죽게 되고 겁이 난 친구들은 그녀의 시체를 아무도 몰래 버리기로 한다. <마지막 여름>은 언뜻 주인공이 혼령이 되어 자신을 죽인 친구들에게 복수를 한다는 평범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와이드 앵글
마지막 정거장, 유령 굴뚝늘 타던 통학버스를 마지막으로 타던 날, 소녀는 평소 좋아하던 버스기사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종점인 ‘유령굴뚝’까지 가게 된다. 보는 각도에 따라 한 개로 보이기도 하고 네 개로 보이는 공장의 굴뚝들. 소녀와 기사는 마지막 정거장 너머의 세상을 꿈꾼다. 소녀의 세상에 대한 불안함이 오염된 환경에 대한 불안과 절묘하게 겹쳐진다. (조영정)
개폐막작
만찬여기 평범한 가족이 있다. 이혼을 하고 혼자 아들을 키워야 하는 딸, 대리운전을 하며 어렵게 살아가는 막내아들, 쪼들리는 형편이지만 쉽게 아들한테 돈 달라는 소리를 할 수 없는 늙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가족의 중심이 되려고 애쓰는 장남. 그들은 각자 어려움을 견디며 살아가지만 장남이 실직을 하고 대리운전을 하던 남동생에게 사고가 생기면서 감당할 수 없는 불행이 닥친다. <상어>, <처음 만난 사람들>의 김...
와이드 앵글
머나 먼 불빛보수적인 아버지와 말수적은 아들의 사이는 서로 서먹하기만 하다. 아버지는 공부를 열심히 하라며 판에 박힌 훈계를 하고, 아들은 건성으로 대답할 뿐이다. 관심에 목마른 아들은 인터넷에서 자신의 벗은 몸을 보여주며 즐거움을 찾는다.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던 아버지와 아들이 마주보게 되는 과정을 은밀하면서 잔잔하게 전개해 간다. (조영정)
플래시 포워드
메탈헤드헤라는 오빠가 벌판에서 황당무계한 사고로 처참하게 죽는 현장을 목격한다. 그때부터 그녀는 사랑하는 오빠를 데려간 신을 증오하기 시작하고 오빠가 듣던 헤비메탈 음악에 빠져든다. 록스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마을을 떠나겠다고 호언장담하면서도 선뜻 버스에 오르지 못하는 그녀는 마을에서 온갖 문제를 일으키며 악의 화신인 듯 행동한다. <메탈헤드>는 아이슬란드에서는 이미 평단의 지지를 받는 라그나르 브라가슨의 신작이다...
아시아영화의 창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제법 큰 스케일로 완성되었던 <마이 백 페이지>(2011)나 <고역열차>(2012)에서 야마시타 노부히로는 본인의 장기인 청춘영화 혹은 성장드라마에 대한 보다 확장된 시선을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규모 큰 영화에 대한 피로감을 드러내며 언제고 예전의 소박한 영화로 돌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낸 바 있다. 이 영화에서 야마시타 노부히로는 <린다 린다 린다>(2005)나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2007)에서처럼 극...
한국영화의 오늘
못야외에서 생일파티를 하던 도중 오토바이를 타고 시내에 갔다 오던 경미와 건우가 사고를 당한다. 성필은 여동생 경미가 죽어 있는 걸 보고 흥분해서 건우에게 주먹을 휘두른다. 세월이 흘러 그날 함께 있던 친구 현명이 제대를 해서 마을에 돌아온다. 고향 친구는 현명을 반기지만 현명은 친구들을 만나고 싶지 않다. 시간은 흘렀지만 과거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식 저예산 독립영화로 재탄생한 <미스틱 ...
한국영화의 오늘
뫼비우스아버지의 외도를 보고 화가 난 어머니가 남편에 대한 복수로 아들의 성기를 자른다. 성기가 잘린 아들은 친구들의 놀림감이 되고 아버지는 아들의 성기를 되찾아 줄 방법을 연구한다. 아들은 친구들과 동네 구멍가게 여자를 강간한 혐의로 구속되고 감옥에 갇힌 아들에게 아버지는 성기 없이 오르가즘을 느끼는 방법을 전수한다. 김기덕은 <뫼비우스>에서 아버지, 어머니, 아들로 이어지는 가족 관계와 남녀의 관계를 마구 뒤섞어...
한국영화의 오늘
무명인일본 SF소설 <게놈 해저드>를 <야수>의 김성수 감독이 니시지마 히데토시 주연의 영화로 만들었다. 집에서 아내의 시신을 목격한 남자는 뒤이어 아내의 전화를 받고 당황한다. 죽은 아내와 살아있는 아내. 남자는 자신의 기억을 믿을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분투하는 주인공을 그린 <무명인>은 한국과 일본의 공동제작으로 완성된 작품이다. 남자는 자신을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는 일본인이라 믿...